입력 : 2020.08.15 03:00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미국 주택시장 깜짝 반등, V자 회복?
많은 사람이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주택 시장의 ‘V자’ 회복이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기쁘다기보다 의심이 든다. 일시적 현상이 아닐까. 이런 상승 뒤에 더 큰 나락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데이터만 보면 말 그대로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 심화
많은 사람이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주택 시장의 ‘V자’ 회복이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기쁘다기보다 의심이 든다. 일시적 현상이 아닐까. 이런 상승 뒤에 더 큰 나락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데이터만 보면 말 그대로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 심화

역사상 가장 큰 상승 폭을 팬더믹이 만들어냈다. 전월 대비 21% 급등이다. NAR(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에 따르면 올 6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달 대비 20.17 % 급증했다. 이는 관련 데이터를 기록하기 시작한 1968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NAR의 경제분석가는 “데이터에 따르면 주택 시장이 정말 뜨겁다(red hot)”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팬더믹 이전 수준은 아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3% 적다.
문제는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숫자다. 공급 부족이다. 코로나 시대에 주택 내놓기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올 6월 말 기준 시장의 매매 가능 주택은 157만채, 전년 동기 대비 18.2% 적다. 2019년 6월에는 지금보다 35만채의 주택이 더 많이 나와 있었다. 특히 낮은 가격대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재고 주택이 많았다면 주택 판매가 더욱 활기를 띠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 건설사 기대감 상승
기존 주택(existing home)뿐 아니라 신규 주택(new home) 판매도 뚜렷한 회복세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6월에만 77만6000채의 신규 주택이 판매됐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많다. 전달 대비로는 13.8% 늘었다. 지난 6월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의 절반 이상이 신규 주택이었다. 시장의 활기는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월에 팔린 기존 주택 중간가격은 29만5300달러,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3.5%나 올랐다.
이에 따라 주택 건설사들도 경기 기대감이 높다. NAHB(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와 웰스파고 하우징마켓 인덱스에 따르면 주택 건설사 체감경기지수(home builder sentiment)는 올 7월에 전달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 이상이면 긍정적인 반응으로 해석한다. 팬더믹 직후인 지난 4월 이 지수는 30을 기록했다. 이 인덱스는 3개로 나뉜다. 현재 판매 현황은 전달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79를 기록했고, 향후 6개월 판매 기대감은 7포인트 상승한 75, 구매자 트래픽은 15포인트 증가한 58로 조사됐다.

행복한 문제도 있다. 주택 건설사들이 이런 주택 판매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 대부부 주택 개발사들은 지난 3~4월 경기 침체를 우려해 신규 부지 매입이나 단지 계획을 미뤘다. 이 영향으로 현재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팬더믹 이전 수준의 주택 건설 속도를 회복하려면 앞으로 몇 개월은 걸릴 전망이다.
■역대 최저 주택담보이자율
주택 시장 활기의 가장 큰 동력은 낮은 주택담보대출이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낮은 이자가 소비자들의 구매 파워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 최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20년 모기지의 평균 고정 이자가 2.87%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나 낮다. 지난주에 한 지인은 지역 은행으로부터 30년 만기 2.5%의 제안을 받았다. 팬더믹 이전에는 꿈도 못 꿀 이자율이다.
이에 따라 대출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7월 셋째 주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전주 대비 4.1% 늘었다. 9주 연속 신청 건수가 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9%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주택 구매는 줄었지만, 재융자(refinancing) 건수는 크게 늘었다. 재융자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2% 치솟았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재융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64.8%나 된다.
■교외 지역으로 몰리는 수요
세계에서 세번째로 땅이 넓은 미국. 넓은 만큼 주택 시장도 지역에 따라 온도 차가 뚜렷하다. 크게는 도시와 교외, NAR의 경제 분석가는 "도심 지역의 주택 거래가 덜 활기를 띠고 있다"며 "작은 타운이나 교외 쪽은 '핫'하다"고 밝혔다. 팬더믹 영향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전염 가능성이 적은 교외의 큰 집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미국 북동부의 주택 판매는 6월에 전달 대비 4.3% 증가했다. 중서부는 11.1%로 북동부보다 훨씬 높았다. 인구 밀집지역이 적은 남부와 서부는 각각 26%, 31.9%나 치솟았다.

이런 지역별 온도 차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뉴욕주의 더햄프턴스(The Hamptons). 바닷가에 위치한 이 지역은 별명이 있다. 바로 맨해튼 엘리트들의 여름 놀이터(summer playground). 햄프턴은 2018년과 2019년 7분기 연속 주택거래 감소를 경험했다. 2018년 주택 매매 중간 가격은 81만2500달러였다. 하지만 팬더믹이 상황을 바꿔놨다. 2분기 단독주택 중간 매매가가 11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로 평균 판매가는 201만 달러에 달했다. 부자 뉴요커들이 코로나를 피해 햄프턴으로 몰려든 결과다.
하지만 아직 미국 주택 시장의 회복을 진단하긴 이르다. 골이 깊었던 만큼 일시적 반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아직 팬더믹 졸업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터널이 생각보다 길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두 번째 락다운(Lock down)을 우려하고 있다. 여러 도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주택 시장 회복의 가장 큰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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